2012년 12월 7일 금요일

2012년 12월 6일 목요일

이 사람들 좀 웃게 해 보세요!


보내드리는 사진은 올해 부활절 대심방 때 찍은 사진을 편집한 것입니다. 

어때요, 이 사진을 보신 느낌이.

저희는 매년 절기에 맞춰서 분기에 한 번 정도 집시촌 대심방을 합니다. 올해도 연초와 부활절, 그리고 여름에 그라쯔교회 단기선교팀이 왔을 때까지 세 번 대심방을 했어요. 그리고 이제 성탄 연말 절기 때에 또 한 번 대심방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부활절 대심방 때는 은퇴하신 후 선교사로 파송받고 헝가리에 부임하여 저희 같은 선교사들을 돕는 사역을 하시는 진성국 김대숙 선교사님 내외분이 오셔서 함께 거의 70여 가정을 심방했었습니다. 헝가리에 부임하던 날부터 지금까지 저희는 이 두 분께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부활절 대심방 때에도 집시들에게 나눠줄 식료품까지 갖고 오셔서 함께 하셨는데 정말 감사했답니다. 

사진 중앙 네모 박스에 있는 진성국 선교사님 내외분이나 저희 부부 얼굴 좀 보세요. 잇몸을 다 드러내놓고 환하게 웃잖아요. 그런데 주변에 빙 둘러놓은 로마니 가족들의 사진은 어떤가요? 너무 비교되지요?

심방할 때면 가족별로 몇 가지 먹거리와 생필품을 싼 선물꾸러미를 전해 주고, 가정 형편 등을 물어서 축복기도를 해 준 다음 가족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나눠줘요. 그러면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사진 찍을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들을 웃겨보려고 별짓을 다 합니다만 아무리 "김치이...! 치이즈...!"를 시켜봐도 "하나, 둘, 셋, 찰칵!"하는 순간 입을 다물어 버려요. 정말 웃는 모습의 가족사진을 찍어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개나 고양이까지 표정이 없거나 고개를 돌려버린다니까요. 첨부한 사진 속에 나오는 개와 고양이를 보세요(사진 속에 박스로 표시).
그렇지요?

일부러 이런 사진만 골라서 편집한 게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웬만해서는 잘 안 웃어요.
늘 슬프고 화난 얼굴, 늘 불안이 짙게 배인 차가운 냉소, 이것이 이들의 얼굴이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
온 세상이 기쁘고 즐거운 복된 절기입니다. 
이런 절기에도 이들은 여전히 웃음기 없는 불안하고 슬픈 얼굴이랍니다. 

이들 좀 웃게 해 주세요!!
이들도 Merry(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게 해 주세요!

이번 성탄 연말에도 대심방을 해야 하거든요.
거기다 일년 동안의 출석상과 성경읽기상 시상도 해야 하구요.
또한 작년처럼 230명의 학생과 40여명의 교직원이 있는 집시촌 학교도 섬겨야 합니다. 
저희가 섬기는 네 교회 중 한 교회는 마을 문화회관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는데 굉장히 넓어요.
그런데 그 마을에 예산이 없어서 겨울인데도 예배 시간에 히터를 틀어주지 않아요. 
로마니 형제들은 가뜩이나 춥게 사는 가정이 많은데 교회에 와서도 춥게 예배를 드려야 해요.

이들 좀 웃게 해 주세요!
아무리 온 세상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다고 할지라도 
번번한 선물 하나 받지 못하는 이들의 성탄 연말은 더욱 더 춥고 배고픈 절기랍니다. 
그래서 더 더욱 웃음 짓기가 힘들구요. 

어떠세요, 
이번 절기 때에 이들의 얼굴에 맑고 밝은 웃음을 선물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기도해 주세요. 
이번 성탄 연말에는 헝가리 담당 산타클로스와 동방박사가 
우리 지역 집시촌을 그냥 지나쳐 가버리지 않도록...

주의 평화!

헝가리 집시선교사
박완주(박미영) 드림